불안사회_한병철
'무언가를 믿고 가다' 가 희망의 기본 공식이다.
23살 때인가 취업이라는 막막한 현실 앞에서 내가 단 하나 믿었던 것이 있다. 대구 집 이 방에서 난 어떤 것도 다시 시작 할 수 있고, 엄마 아빠의 사랑과 믿음 속에서 나는 잘 해 낼 수 있다는 그 믿음. 그 튼튼한 울타리 속에서 꽤 빠르게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할 수 있었고 현재까지도 10년 차 직장인으로 건실하게 살고있다.
지난 날까지 사람들은 피로 속에서 살았다면 이젠 불안을 마주해야 한다. 사실 피로사회의 본질도 불안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남들보다 뒤쳐지면 큰일날 거 같은 불안 속에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밀어 붙였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불안한 사회라 어떠한 자리에서 자신을 피로하게 몰아붙이는 것에 대한 몰입 조차도 사라진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피로사회에서 사람들은 비록 자신 스스로를 피로 속에 넣었을지라도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이 있었기에 행동에 따른 허무함과 피로함이 따랐을 것이다. 지금은 자기 자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주입식 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속에서 모든 것이 정형화 되어 가고 있는 ( 신발은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 상황에서 새롭게 무엇을 시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어렵다. 정형화 된 시스템 속에 들어가 부품이 되어 적당히 밥벌이를 하며 살아가는 것이 정석이 되어버린 세상.
정형화 된 시스템 속에 들어가는 것에도 무수한 경쟁이 필요한, 사실 그런 시스템에는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걸 동경하며 소비할 수동적인 사람들이 더 많이 필요할 뿐. 지금 현재의 불안은 계층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그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의 무력감으로부터 온다고 생각을 한다.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꿈꿨던 시기가 있다. 자유롭다는 것은 어떠한 강박에서 자유롭다는 뜻이라고 하지만 경제적 자유를 외치는 순간 돈에 대한 강박이 시작되었던 거 같다. 평범한 이들도 어떠한 결핍 없이 단지 자유에 대한 꿈만 꿨다. 모두가 상향 평준화된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주기적으로 생기는 강박 트렌드에 지쳐 사람들은 진정한 자유를 꿈꿀 수 없게 되었다.
우리의 시대는 자유를 꿈꾸려면 어떤 강박부터 만들어버린다. 결코 자유로워 질 수 없는 시대에 가족과 사랑도 평가절하되며 사람들은 희망을 잃고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혼율이 이렇게 높은데 내 옆에 있는 저 사람을 믿을 수 있는 것인가? 란 생각과 함께. 세상에 태어나진 우리는, 책에서 말하길 세상에 던져진 우리는 수동적으로 이 삶에 태어나게 되었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정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속에서 희망이라는 작은 불꽃 하나 지키며 살자고 하는 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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